보건복지정보개발원 희망복지지원단 웹진 [희망e야기]
2015년 여름 제2호
2015 Summer Webzine Vol.2
전문가talk

전문가talk 타이틀

희망을 나누는 복지이야기


희망복지지원단의 공무원의 공공사례관리 업무를 그대로 녹여 담은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이름은 「희망을 나누는 복지이야기」.

책의 저자이자 공무원 활동가인 이영주 팀장님(경기도 부천 무한돌봄센터)은 ‘14년 3월 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복서원 과정으로 글을 쓰시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책인 「통통해서 행복한 사회복지공무원」 이후, 두 번째 공공사례관리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희망을 나누는 복지이야기」는 사회복지공무원이 다양한 문제를 가진 대상자를 만나고, 사례관리 업무를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고민과 해결전략을 수립하였는지 희망복지지원단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동시에 각 이야기마다 실제 대상자를 만나면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Tip을 추가하여, 사회복지 업무에 대한 지식을 쌓고 싶은 공무원이나, 사회복지공무원의 실제 업무가 궁금한 수험생 등 공공사례관리 업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보기에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우리 희망복지지원단이 늘 고민해야 하고, 동시에 이겨내야 하는 ‘화두’는 무엇일까요. 이영주 팀장님의 ‘과연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우리 희망복지지원단의 고민과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망복지지원단이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삶의 끝자락에서 얇은 한줄기의 동아줄이라도 잡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삶이라는 늪에 빠져 혼자 힘으로는 빠져나오지 못하는 그들을 위해 우리가 정말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요?

공공사례관리를 수행하는 희망복지지원단의 고민과 대안이 담긴, 「희망을 나누는 복지이야기」를 추천합니다.

저자 이영주 팀장님 사진 1
저자 이영주 팀장님 사진 2
저자 이영주 팀장님

 

책의 저자 이영주 팀장님이 말하는 공공사례 실무자 Tip!

Q. 팀장님과 책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부천시 무한돌봄팀장 이영주입니다. 말이 아닌 글로 저를 소개하려니 더 쑥스럽네요. 제가 부천시에서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일한지 25년이 되었습니다. 뒤돌아보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처음 공무원을 시작할 때 다섯 살짜리 아들이 벌써 서른 살이 되었으니 오랜 세월이 흐른 것은 맞지요. 그래서 그동안 제가 겪었던 힘들고 어려웠던 일, 가슴 뿌듯했던 일을 기록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의 책 쓰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고, 작년에 7개월 동안 일기 쓰듯이 글을 쓰게 되었어요. 책이 나오고 나니 사람들이 묻더라고요. 그동안 이런 것들을 다 기록해 놓았느냐고요. 사실 저는 엄청 덤벙거리고 정리를 못하는 성격이라 기록해 놓은 것은 하나도 없었어요. 그냥 마음속에 담겨져 있던 것들을 기록하다보니 책이 되었어요. 우리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 얼마나 사연이 많아요. 가끔은 미운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너무나 가엾고 불쌍하잖아요. 그 사람들과 엮어내는 일들을 글로 기록하면 책이 되는 것이라 생각돼요. 아마 사회복지사들은 모두 그럴 거예요.

Q. 지역복지 내에서의 공공사례관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그동안 사례관리는 민간의 영역이었잖아요. 공공의 영역에서는 공공부조를 지원하는 일만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요. 이 책에 실린 많은 사례들이 공공기관에서 사례관리가 시작되기 전에 동주민센터나 구청, 시청에서 사회복지공무원들이 우리 대상자들하고 겪어낸 이야기들이거든요. 지나고 보니 그동안 우리가 해온 일들이 사례관리들이더라고요. 갑자기 김춘수 시인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는 구절이 생각나네요.
공공사례관리 대상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지요. 기초생활보호, 장애수당 등 최대한의 공적부조가 지원되지만 그래도 너무나 불행하게 살거나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지 못해 홀로 떨어져 살면서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는 사람들, 다양한 이유로 공적부조를 받을 수는 없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내기 힘든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는 일이 공공사례관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공공사례관리의 역할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삶이라는 깊은 늪에 빠진 사람들을 건져내는 일’을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건져낸 사람들을 깨끗하게 씻도록 도와주고, 단정하게 옷을 입고,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 밖으로 걸어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지요.

Q. 민간사례관리와 공공사례관리는 어떤 차이점이 있고, 공공사례관리에서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지점은 무엇일까요?

사례관리의 많은 영역은 민간이나 공공이 중복되어 실천되지요. 그런데 공공사례관리는 조금은 더 긴급하고 위기도가 높은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돌보아 줄 가족이 없는 출소자들은 출소 후 제일먼저 동주민센터를 찾아옵니다. 또한 중대한 질병으로 수술이나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들도 그렇고요. 가정폭력이나 위급한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도 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우선 공공기관에서 제일 먼저 만나게 됩니다. 우선 위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공적부조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다음 순서로 사례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회의를 거쳐서 사례관리대상자로 선정을 하게 됩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공공사례관리는 공적부조와 민간후원 등을 연계해서 대상자에게 가장 적절한 사례관리를 진행하게 되지요. 사례관리의 목표는 민간이나 공공이나 큰 차이가 없겠지만, 공공사례관리가 시작되면서 공무원의 특성인 ‘보수적인 책임성’이 가미되어 진행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Q. 사례관리사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우선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업무와 관련된 공부를 해야 하구요. 우선 사례관리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사회복지관련 법과 지침에 익숙해져야만 합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부분이 있어요. 사례관리는 온몸에 상처 입은 사람들과 관계하고 진행해 나가는 일이잖아요. 더구나 사례관리대상자들은 너무나 힘들게 세상을 살아온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과 라포를 형성하고, 그들이 가진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내려면 사례관리사에게는 많은 경험과 지식이 요구되요. 그런데 모든 것을 사례관리사들이 경험할 수도 없고, 실제로는 젊은 사례관리사도 많기 때문에 막상 현장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발생해요. 제 생각에는 사례관리사들이 사례관리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 공부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인문학은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고, 인간의 삶에 대한 철학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좋은 공부라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에 열심히 인문학 강좌도 들으러 다니고 책도 많이 읽고자 노력중입니다.

Q. 사례관리에서의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책 속에도 쓴 구절중에 하나인데요. 저는 ‘작은 친절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해요. 이런 상상을 해봤어요. 만약 내가 사례관리가 필요한 민원인 입장이라면 어떨까?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처리할 수 없는 큰 어려움에 빠졌고,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읍면동 공무원을 찾아왔을 때 말이에요. 맞은편 공무원이 따뜻한 표정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고 말해주는거에요. 저는 작은 친절에도 위로 받을 수 있고, 감동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의 진정어린 친절은 삶을 도망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해요.
또 한 가지는 ‘친절하지만 당당하게 그들을 대하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폭력적이거나 공격성을 가진 사례관리대상자에게 무조건 친절하기만 한 것은 진실한 친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례관리사가 혹시라도 꼬투리를 잡힐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대상자에게 과한 친절을 베푸는 것은 오히려 사례관리 진행을 더 어렵고 꼬이게 만들 수도 있지요. 꼭 사례관리 관계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고 하잖아요.

저자 이영주 팀장님 사인회 1
저자 이영주 팀장님 사인회 2

Q. 초보 사례관리사들의 감정의 소진을 극복하기 위한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처음 사례관리사로 취업이 되었을 때는 정말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도 다 해내겠다는 각오로 시작을 했을 거예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의 각오는 조금씩 엷어지게 되지요. 더구나 매번 만나게 되는 사례관리대상자들은 어쩌면 그리도 어렵고 힘든 문제만을 가지고 있는지요. 좀 수월하게 해결해서 ‘장기 목표달성’으로 종결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잖아요. 일 년 가까이 수없이 만나고 최선을 다해서 도움을 주었지만, 자체종결이나 포기나 거절로 사례를 종결하게 되면 정말로 힘이 빠져버리게 되지요. 실적도 안 잡히고요. 그러면서 사례관리사는 더 힘들어지고 그만두고 싶기도 하잖아요. 게다가 함께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구요.
우선 첫째는 직업으로서의 일 말고,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보는 거예요. 그림이든 음악이든, 아니면 춤을 배우는 것도 좋구요. 사진찍기, 영화보기, 옷 만들기, 뜨개질 등등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아요. 둘째는 스트레스를 보람으로 바꾸어야 행복해 진다는 것이에요. 하루종일 너무나 힘든 사람들을 만나서 내가 가진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버리고 퇴근할 때쯤 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어쩌면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거에요. 너무 힘든 사례관리대상자를 만났을 때는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내게는 너무 힘든 대상자이지만 내 옆의 동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대부분 내 주위의 동료나 상사는 언제든지 나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옆의 동료가 너무 힘들어하면 언제든지 도와줄 거잖아요. 이 세상을 혼자서 살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절대로 혼자가 아니랍니다.

Q.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한말씀 해주세요..

일반 공무원과는 달리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사례관리사로 일한다는 것은 ‘또 다른 사명’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사는 것이 너무나 힘들어서 우리에게 찾아온 사람들을 일반 민원인 대하듯 업무를 처리하면 어찌될까 생각해보곤 해요.
뭐든지 달라고 요구만 하는 대상자, 폭력성을 가진 공격적인 대상자, 대답은 하는데 전혀 협조가 안되는 대상자, 약속을 밥 먹듯이 안 지키는 대상자 등등 ‘우리가 과연 이 사례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매번 요청되는 사례를 만나면 드는 생각이지요. 하지만 우리에게 온 대부분의 대상자들은 처음보다 훨씬 더 좋아진 상태에서 우리와 헤어지게 되지요. 아마도 그래서 우리 사례관리사들은 그렇게 힘이 들어도 다시금 벌떡 일어나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하는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는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잖아요. 아직 우리에게 나누어줄 것이 남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희망복지지원단 중앙지원센터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정보원
발행일 : 2015. 7. 1 | 문의전화 : 02-6360-5405 | 문의메일 : zzangmhv@ssis.or.kr
Copyrights(c) 2015 <웹진 희망e야기> All Rights Reserved. 웹진 희망e야기의 모든 콘텐츠에 대한 무단도용이나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