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정보원 희망복지지원단 웹진 [희망e야기]
2016년 겨울 제8호
2016 Winter Webzine Vol.8
희망story
지역지키미 타이틀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캄보디아에서 온 리엘씨의 한국생활 적응기. 리엘씨의 행복한 가정 만들기를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희망story 타이틀

글. 이영분 통합사례관리사 (대구 달서구)


“요즘은 학교 칠판 글씨는 물론 책에 있는 글자도 잘 안 보인다고 해요. 더 늦기 전에 치료를 해야 할 텐데 평생 병을 안고 살까봐 걱정이예요.” 민성(가명, 남, 10세)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 교육복지사 선생님으로부터 걱정 어린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민성이의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하였고 민성이의 엄마 리엘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폭력 남편으로 인해 첫 결혼에 실패하다

리엘(가명, 여, 34세)씨는 캄보디아 국적으로 2007년 결혼이주여성으로 한국에 왔다고 했습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한국에 왔지만 첫 번째 남편은 틈만 나면 욕설을 퍼부었고 폭행도 잦았습니다. 심지어 임신 중에도 폭력은 계속되었습니다. 낯선 땅에서 리엘씨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참는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출산 후 2개월 정도 지났을 때, 갓 태어난 민성이를 위해서라도 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리엘씨는 가출하여 청주이주여성쉼터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쉼터의 도움으로 법적 이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남편과 이혼은 했지만 리엘씨의 걱정은 계속 되었습니다. 민성이가 3개월이 되었을 때 오른쪽 시력이 좋지 않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리엘씨는 첫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임신중에 음독을 했고, 뱃속의 민성이에게 영향을 미쳐 상이 맺힐 수 있는 망막형성이 되지 않아 눈에 문제가 생겼다고 했습니다.

“그때는 아기가 아예 태어나지 않는 게 저와 아이 모두에게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되돌아보면 그때 제 행동으로 아들의 눈이 저렇게 된 것 같아 정말 미안해요.” 라고 자책하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리엘씨는 민성이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오리훈제가공 공장에서 지금의 남편 준호씨(가명, 남, 34세)를 만났습니다. 성실하고 친아버지처럼 민성이를 대하는 마음씨에 반해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새 출발을 결심하고 남편의 고향인 대구로 이사 오게 되었습니다.

보증금 300만원, 월세 34만원의 원룸에서 세 식구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이루지 못한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소박한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잠깐의 행복, 이어지는 불행

하지만 행복도 잠시, 청천벽력 같은 사고에 또 한 번 좌절하게 되었습니다. 준호씨 마저 한쪽 시력을 잃는 불행이 찾아 온 것입니다. 준호씨가 캄보디아 가족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동네 아이가 놀면서 휘두른 대나무 가지에 왼쪽 눈을 찔리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캄보디아의 큰 병원에서 수술을 마친 뒤 부랴부랴 한국으로 들어와 검사를 받았지만 다친 눈은 영영 시력회복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민성이의 시력도 점점 더 악화되고 있었습니다. 착하고 성실한 리엘씨는 민성이의 양육에 대한 의지가 있고 남편을 대신해 근로를 하고 싶어 하지만 한국어에 서툴고 둘째 자녀를 임신 중인 상황에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생활의 곤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리엘씨를 만난 이후 사례회의를 열었습니다.
내부사례회의를 통해 지역사회의 지지체계를 통한 통합사례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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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례회의

그 후 한국말에 서툰 리엘씨에게 남편의 도움을 받아 사례관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였고 동의를 얻어 사례관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희망복지지원단을 중심으로 민성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 담임선생님, 학교 교육복지사 선생님, 관할 주민센터 담당자, 종합사회복지관 사례관리 담당자, 다문화지원센터 담당자가 참석하여 통합사례회의를 개최하여 문제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였습니다.

리엘씨 가족의 욕구와 문제해결을 위해 여섯 가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첫 번째, 리엘씨는 민성이를 잘 키우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하는 모습은 많이 보였으나 경제적 어려움과 방법을 몰라 자녀 양육의 모습에서 많이 위축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부모교육을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두 번째, 가장 큰 문제인 민성이의 사시와 녹내장 치료를 위해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고 그에 따른 의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세 번째, 리엘씨의 현재 남편은 오른쪽 눈 시력 저하로 취업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크고 성실해 취업에 대한 욕구가 강합니다. 이에 지원을 통해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차상위 신청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네 번째, 리엘씨와 준호씨는 사실혼관계였습니다. 이에 결혼식을 지원해주고 혼인신고도 돕기로 하였습니다.

다섯 번째, 둘째 자녀를 임신 중인 리엘씨에게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도록 돕고 한국생활 적응을 위한 지원을 계획했습니다. 이웃이라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지체계를 만들어 주기로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리엘씨를 닮아 피부색이 검은 민성이는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성적부진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에 학교생활 적응 방안과 기초학습 향상을 위한 지원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민성이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후원처를 알아보았습니다. 먼저 영남대학교 다문화가정 의료비지원을 통해 내과, 안과, 신경외과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사시와 녹내장은 뇌수종으로 인한 합병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지역 자원으로 희망을 찾다

뇌수종 치료를 위한 시술이 필요하였고, 대구매일신문사 이웃사랑에 리엘씨와 민성이의 사연이 기사화 되어 성금 15,430천원 모금되어 전액 전달되었습니다. 성금은 시술 및 사후치료비로 쓰일 수 있었습니다.

치료 이후 기초학습이 부진하고 교우관계가 좋지 않은 민성이를 위해 방과 후 특기적성 수업과 지역아동센터를 다닐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이후 민성이에게는 친한 친구가 생기고, 마음 편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또래처럼 밝은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남편 준호씨의 안정적인 취업을 위해 구청 일자리지원센터와 워크넷을 통하여 구직상담을 통한 이력서쓰기, 면접보기 등 구직활동을 지원하였습니다. 책임감 강한 준호씨는 취업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현재 근로 강도가 낮은 단순생산직에 취업하여 월180만원 수입으로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조금 안정이 되어갈 때 쯤 건강한 가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라이온스 클럽의 후원을 받아서 무료결혼식을 할 수 있도록 주선,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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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2016.1)

결혼식 이후 혼인신고를 하고 곧 태어날 둘째아이의 출생신고를 위한 지원을 하고자 하였지만, 큰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구청 호적계와 출입국관리사무소, 이주여성인권센터를 통해 국적취득 및 혼인신고, 둘째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 중,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리엘씨의 친정이 있는 캄보디아에서 혼인확인서를 받아 와야 하며 이에 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둘째 민서가 태어났지만 여전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한 민서가 태어날 때 항문질환의심으로 많은 검사비가 필요했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여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영남대학병원에서 리엘씨 가족의 상황을 알고 민서의 검사와 치료에 대한 비용을 전액 지원하여 건강하게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대구의료원에서는 의료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민서를 위해 평소 간단한 진료를 지속적으로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많은 도움을 받은 리엘씨 가족은 혼인신고를 위해 스스로 노력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캄보디아에 있는 친정의 도움과 리엘씨 가족의 생활비 저축으로 계획보다는 조금 지연되었지만 혼인확인서를 위한 비용을 지불하였고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안정적으로 정착

구청 행복나눔센터의 “우리도 친정이 생겼어요”의 봉사를 연계하여 자녀출산에 따른 산전 산후 직접적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한 리엘씨의 한국어 능력을 향상을 시키고, 가족이 함께하는 농촌체험하기 참가를 통하여 가족관계 향상과 우리문화를 알아 가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 봉사자와 함께하는 월1회 뮤지컬 및 영화 관람하기를 통해 지역 안에서 소통하며 가족관계를 향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리엘씨의 가족에게는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며 대화할 수 있는 공통의 주제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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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하기(가족문화활동)

사례관리 기간 동안 리엘씨는 2.9kg의 건강한 딸 민서를 출산하였습니다. 민성이는 사시, 녹내장, 뇌수종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치료는 되지 않았지만 예전에 비해 걸을 때 넘어지지 않고 칠판 글씨도 잘 보이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힘없고 자기표현에 서툴렀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밝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준호씨는 비록 네 식구가 생활하기에 넉넉한 월급은 아니지만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가지고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생활을 해 온 리엘씨 가족은 지역의 많은 도움으로 지역안의 구성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리엘씨와 가족은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사례관리를 종결하기로 하였습니다.

 

사례는 종결되었지만 관할 종합사회복지관과 동 주민센터에서 서비스에 대한 모니터링과 사후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종종 리엘씨가 먼저 안부전화를 하며 잘 지내고 있다는 일상생활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과거 아픈 기억은 잊고 이제는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 스스로 판단 능력이 생겼다고 합니다. 남편과 함께 두 자녀를 키우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웃과 봉사자의 도움을 받으면서 도움을 주고받고 감사의 인사를 나눌 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리엘씨에게는 또 하나의 꿈이 생겼습니다. 둘째 민서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게 되면 취업을 하여 부지런히 돈을 모아 아이들이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 도움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고 합니다.

리엘씨의 꿈을 계속해서 응원하겠습니다.

 

중앙지원센터에서는 '희망story 사연'을 모집합니다.
알리고 싶은 통합사례관리 스토리가 있으신 희망복지지원단 선생님들께서는 메일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우수사례 콘텐츠를 제공해주신 선생님들께는 소정의 사례품을 증정해드립니다.

문의처 : 희망복지지원단 중앙지원센터 신경주 (전화 02-6360-5408 | 메일 logongl@ssi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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