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복지허브화 웹진 [희망e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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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혜정 교수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조혜정 교수

우리 지역사회에는 실업, 빈곤, 자살, 중독, 폭력 등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삶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자신의 심리사회적 자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지만, 도저히 자신의 자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공공기관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복지제도나 사회서비스 정보를 잘 몰라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웃이 있습니다. 정보를 알고 있더라도 막상 자신의 문제를 낯선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쉽지 않아 머뭇거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합적인 욕구를 지닌 주민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바로 그 기능을 강화한 전달체계가 ‘읍면동 맞춤형복지팀’입니다.

읍면동 맞춤형복지팀은 2018년까지 전국 3,052개소에 확대될 예정이며, 갈수록 복지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읍면동 맞춤형복지팀은 지역사회의 복지허브로서 기능하기 위해 사례관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례관리는 만성적이고 복합적인 욕구를 지닌 대상자에게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 조정하여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사각지대 최소화, 복지자원의 효용성 제고, 지역주민의 자립과 역량 강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사례관리 수행을 위해 읍면동 맞춤형복지팀이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읍면동 맞춤형복지팀의 사례관리사만이 아니라 팀 전체가 사례관리의 목적과 가치를 인식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작년 컨설팅에 참여하면서 ‘복지팀이 사례관리의 일부 기능인 연계, 점검 등에 매몰되어 사례관리의 목적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 읍면동은 사례관리를 통해 무엇을 해결하고자 하는가?’ 에 대해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둘째, 지역특성을 이해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우리 읍면동에서 가장 취약한 가구유형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찾아가는 상담이나 전수조사 실시, 통반장 및 봉사단 등 게이트키퍼(gatekeeper)와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읍면동 내에 위치한 공공과 민간 자원의 종류, 서비스 유형과 특성에 대한 정보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보는 효과적인 사례관리 수행을 위한 기초 자원으로,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및 지역사회 민간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생성됩니다. 특히 대상자와 서비스 중복 및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셋째, 사례관리 초기단계인 초기상담, 대상자 선정, 욕구조사 과정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초기단계를 충실하게 하지 않을 때, 욕구조사를 반복 수행함으로써 업무효율성이 떨어지거나 부적합한 대상자 선정, 서비스 전달 과정의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읍면동의 초기상담자는 대상자의 욕구와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파악하여 위기사례를 선별할 수 있는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첫 상담에서 내방 또는 전화를 통해 얻은 정보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가정방문이나, 이웃, 기관 등을 통해 정보수집의 경로를 확대해야 합니다. 대상자가 호소하는 욕구에 초점을 두되, 이와 관련된 잠재적 문제나 욕구가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내담자와의 신뢰관계를 잘 형성할 때 사례관리 과정이 원활해질 수 있습니다. 대상자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나, 문제를 해결할 동기가 낮거나 도움 받는 것에 대해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담시 정보수집에 급급하기보다, 이들의 욕구를 적극적으로 경청하며 정서적 지지를 충분히 제공해야 합니다. 사례관리자는 대상자가 서비스를 전달받는 수혜자가 아닌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동반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례관리는 6개월 이상 장기간의 접근이 필요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대상자의 참여나 변화 노력 없이 기관의 일방적인 자원 연결만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초기단계에서 사례관리의 의미와 진행 과정, 협력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야 합니다.

넷째, 복지팀의 역량강화가 필요한 부분을 점검하여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례관리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경우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초기단계에서 욕구사정 등을 훈련해야 합니다. 사각지대 발굴과 초기단계의 노하우가 쌓인 경우 사례관리 과정에서 미진했던 부분(예: 사례회의, 점검, 자원 발굴과 조정 등)을 중심으로 역량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다각도의 업무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교육, 사례회의, 수퍼비전 등의 정기적인 지원, 적정량의 사례 수 운영, 사례관리 과정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 방문상담자의 안전시스템 마련(예: 안전지킴이 비치, 경찰서/119의 협조체계) 등이 필요합니다.

낯선 이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는 것, 그리고 서비스 이용 동기가 낮은 내담자와 함께 걸어가는 과정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사례관리는 장시간의 여정이어서,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중단되거나 목표에 다다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례관리는 사례관리자의 역량만으로 효과성을 끌어낼 수 없습니다. 대상자의 참여, 전문역량을 갖춘 사례관리자, 이들을 지원하는 운영체계와 지역사회 협력체계가 함께 노력할 때 우리가 바라는 목적에 다다를 수 있으며, 그 중심축에는 읍면동 맞춤형복지팀이 있습니다.

올해 복지허브화를 위해 열심히 사례관리를 수행하고 계시는 읍면동 맞춤형복지팀에게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읍면동복지허브화 중앙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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