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관리 정책지원센터 웹진 [희망e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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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Story

감동적인 사례를 함께 나누어요.

부자가정의 6년의 성장과정을 돌아보며

주거불안, 지적장애, 경계선급지적장애, 정신질환, 부자가정의 사례관리 6년

충청남도 보령시 주민생활지원과
행복키움지원팀 이종훈

6년간 사례관리를 하다보니
김갑수(가명)씨 가정을 언제 만났는지 조차 이제 기억에서 잊혀질 정도지만 수기를 쓰기 위해 처음부터 사통망에 있는 서비스점검 탭 1회 차수를 확인하니 새록새록 기억이 떠오릅니다.

김갑수 씨와는 민간복지관의 사회복지사를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홀로 사는 청장년 1인가구인데 주거환경이 너무 불량하고 열악하여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여
함께 김갑수 씨 가정을 방문하였습니다.
단독주택을 개조한 월세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텃밭 처마에는 작은 치와와가 낯선이를 경계하면서
날카롭게 짖어 댔으며, 치와와 주인은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횡설수설 하고 있었습니다.

앞마당부터 김갑수 씨의 방안까지 자질구레한 물건들이
쌓여 고물상을 연상하게 하였지만,
방에는 그보다 더 많은 물건들로 인해 욕실 내 세탁기는 장식품이 된지 오래였습니다.

호흡기 장애가 심하여 일을 하지 못하는 그가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하나둘씩 주워오고 모아둔 잡동사니들이 방을 넘어 마당까지 산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치우고 싶으나 치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잡동사니 속에 틈에 끼어
쪽잠을 자며 살아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구세군교회에 갈 때 입을 옷을 새하얗게 빨아 옷걸이에 걸어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례관리 초기
ct 주거지에 적재되어 있는 잡동사니 및 고물

사회활동을 하고 정서적으로 지지받는 자원이 있기에 호더증상은 아니구나 싶은 생각에 서둘러 김갑수 씨의 욕구를 사정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부족한 생활가구들을 후원받아 서비스를 연계할 목표를 세웠습니다.
석 달 가까이 집주인을 설득한 끝에 집을 청소한 후 도배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SSN을 통해 생활가구 연계도 실시했습니다.

민·관 연계 협력 회의

주거지 청소
(자원봉사센터, 구세군교회, 명천종합사회복지관, 자활센터, 대천1동 행정복지센터 참여)

또한 에너지효율재단을 통해 창틀과 보일러도 교체한 끝에, 그토록 어지러웠던 거주 공간이 깨끗하게 개선되었습니다.
3개월간 지역주민들의 협조와 각종 사회복지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이뤄낸 결실이었습니다.
계속해서 깔끔하게 관리하시라는 의미로 그간 진행된 내용들을 대형전지 사진으로 출력하여 벽면에 붙여드렸더니,
김갑수 씨는 너무 고맙다면서 계속해서 깔끔하게 정리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 ct가정 청소후 환기 중

  • ct가정 도배, 장판, 싱크대 교체를
    보령시자원봉사센터 봉사모를 통해 진행

  • 좋은이웃들(SSN)에서 생활가전용품 지원

  • 좋은이웃들(SSN)에서 생활가전용품 지원

  • 흐뭇하게 사례관리를 종결을 진행하려던 찰나,
    갑작스럽게 김갑수 씨의 건장한 아들이 나타났습니다.
    끝난 줄 알았던 사례가 총 6년간 이어지는,
    진정한 사례관리의 시작이라고 할 순간이었습니다.

    범죄로 인해 교도소에 수감되었던
    아들이 출소하여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아들이 등장하기 전까지 김갑수 씨는 통합사례관리사에게
    아들의 존재에 대해서 알리지 않았는데,
    아들의 범죄 죄질이 좋지도 않아 아들에 대해
    별로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 가구원이 추가되었기에 아들에 대한 기본정보를 확인하고
    욕구사정을 진행하였습니다.
    김갑수 씨의 아들은 조현병과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중복 장애인이었습니다.
    경제관념과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지고 욕구 통제가 되지 않아,
    아버지에게 움직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습니다.
    우선 조현병 관련하여 보건소에 등록을 하고,
    설득 끝에 병원에 동행하여 진료도 받고
    약물 처방을 받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아들의 정신질환 상태를 모니터링하던 중,
    아들이 약 복약을 하지 않아 아버지와 갈등이 발생하였고,
    결국 김갑수 씨의 호흡기질환이 악화되어 수차례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아들을 가족동의 하에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시키게 되었습니다.

  • 아들의 병원 퇴원 후 지속적으로 공공후견인을 알아보면서
    모니터링을 하던 중 어느덧 김갑수 씨는 이제 생애주기가
    노년으로 접어들게 되어 점차 기력은 쇠하고
    건장한 아들의 뒤치닥거리를 점차 힘겨워 하고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들은 어느 날 고가의 스마트폰, 워치 등을
    구매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고,
    이는 부자간의 갈등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또다시 아들을 가족동의 하에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 시키게 되었습니다.
    수개월간의 입원 기간 동안 아들은 수시로 아버지에게
    전화하여 퇴원을 요구하고 앞으로는 잘하겠다는
    말을 수도 없이 하는 등 아버지를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김갑수 씨는 건강악화로 병원에 재차 입원하였고,
    병원비 지원을 위해 아산병원 희망나누기진료비 지원사업과
    연계하여 그의 건강회복을 도왔습니다.

  • 병원 입원 중인 아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취업을 하겠다고
    일자리를 알아보면서,
    퇴원 후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전입을 가겠다고
    하는 등 퇴원을 위해 여러 가지 삶의 변화를 주려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아들이 계획을 정말 이행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서 해당 가정에 대한 슈퍼비전을
    청주정신건강센터에 의뢰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아들은 취업을 하여도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기에
    아버지 근처에서 보호를 받는 것이 좋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아들이 입원한 기간 동안 발생한 의료비는 대한적십자 희망나눔진료비 지원사업으로 연계하여 지원한 후,
주거환경 분리를 위해 임대아파트 입주를 신청 하였습니다.
그러나 김갑수 씨 명의로 예산에 노후 주택이 있는 것이 확인되었는데,
주택이 있으면 임대아파트 입주가 어렵기에 김갑수 씨의 주소를 교회로 변경 하고,
주택을 철거 및 매매 할 수 있도록 안내 하였습니다.
또한 부자간 주소지를 분리하여 아들 명의로 임대아파트를 신청하였습니다.
병원에 있으면서 아들의 근로의지가 높았기에 병원 퇴원 후 보령지역 자활센터와 연계하여 근로활동에 참여하도록 지원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들은 자활센터에서 일하던 중 흡연을 배우게 되어 가뜩이나 호흡기질환이 있는 아버지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김갑수 씨는 아들이 자활사업에 참여하여 소득이 발생하니 아들이 대견한지 갈등이 줄어든 채 잘 생활하던 중
임대아파트에도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끝났다면 참 훈훈하고 성공적인 사례관리 였을텐데, 다시 한번 갈등이 발생하였습니다.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사례 같았습니다.

아들은 자활사업을 하면서 다른 참여자들과 어울려 음주와 흡연을 하게 되었고 점차 소득의 대부분을 유흥비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아버지가 바라는 삶을 살아가는가 했는데 이전보다 더한 갈등이 발생하게 되었고 어느 날부턴가 김갑수 씨는
비오는 밤 홀로 어디인지 모른 채 걷는 등 이상 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서둘러 치매검사 등을 진행하였으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정신착란 등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결국 아들은 가족동의 입원으로 재차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입원 후 지속적으로 김갑수 씨와 교회의 주변 사람들에게 이유 없이 전화하여 의미 없는 말을 하는 등 주변인들과의 끈을 놓으려 하지 않았으나
결국 과도한 연락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여 전화통화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들과 연락이 안 되고 주변이 조용해지니 김갑수 씨는 본격적으로 여자친구에게 집착을 하게 되면서 보이지 않던 폭력적인 행동도 보이게 되었습니다.
김갑수 씨의 여자친구는 지적장애가 있기에 위험 상황이나 일상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어려운 상태였기에 여자친구의 안전을 위해
잠시 떨어져 있을 것을 안내 하였습니다.

김갑수 씨는 여자친구와 떨어져 있는 동안 절망에 빠져 아들을 병원 입원시킨 것보다 더한 슬픔에 빠져 지냈습니다.
실의에 많이 빠져 있었지만 다행히 과거처럼 집안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노인돌봄서비스를 받으면서 청소 및 일상생활관련 서비스의 수혜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김갑수 씨가 예전에 LH영구임대아파트를 신청해 둔 것이
순번이 되어 아들 명의의 임대아파트에서 벗어나
따로 영구 임대아파트에 입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입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친구와 재회를 하였고
이제는 자신 명의의 영구 임대아파트에서 여자친구와
알콩달콩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갑수 씨의 모든 욕구는 해결이 되었지만 아직 아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들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 입원중 입니다.
수차례 공공후견인 연계를 시도하였으나 그때마나 후견인 자원이 없거나,
아들이 공공후견인 거부하여 법원에 신청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022년 공공후견인 자원이 나타났고 아들을 설득하여
발달장애인지원센터 도움을 받아 법원에 공공후견인 신청을 하여,
2022년 6월 후견인이 선정 되었습니다.
공공후견인은 아들의 수급비와 주택을 관리하고,
버팀목전세자금 보증금 대출 이자와 원금을 갚아 나가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아들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LH임대아파트 거주지

아들은 이제 통합사례관리사에게도 전화를 하지 않고 있으며, 병원에서도 난동을 부리거나 무단 탈원을 하는 행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후견인은 아들이 퇴원한 후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센터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
퇴원 후에도 복약 관리를 받고 여가활동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순 주거환경 개선으로 시작된 해당 가정의 사례는 예상치 못하게 아들이 나타나면서 6년간의 긴 사례로 이어졌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각각 확보하고, 경제적 지원 및 취업 지원을 마련하고, 정신건강관리, 일상생활 지원, 법률적 지원을
제공한 끝에 두 대상자의 욕구가 해결되어 마침내 사례관리를 종결하게 되었습니다.

6년 동안 정말 많은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이것이 안 되면 저것도 해보고,
저것이 안 되면 이것도 해보던 중 사회적 자원이 부족해서 사례관리가 진행되지 않을 때도 많았습니다.
지역자원의 편차 때문에 속상하고, 탈시설화를 추진하는 보건복지부가 원망스럽기도 했으며,
지역의 정신질환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신설 및 증설하지 않는 보건소나 행정기관에 분노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부족한 사회적 프로그램 속에서도 대상자 가족에게 대안을 제시하고 수혜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경제적 이유,
함께 지내면서 겪는 성격차이 및 장애에 대한 인식 결여로 인해 대상자 부자 사이에 갈등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갈등을 완충해 줄 수 있는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이 연계되었기에
이 가정이 과거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례관리 기간 중에 목표를 수정하고 김갑수 씨와 합의한 끝에,
결과적으로 대상자 가정에 만족을 줄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마다 도와주신 모든 사회적 자원 및 복지기관 관계자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이 가정에 이룬 변화는 저 혼자가 아닌 지역사회 모든 분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대상자의 가정을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아들은 병원 퇴원 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고 있으며,
주간보호센터에서 여가활동을 하고 사회화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금전관리 및 계약관련해서는 특정 후견인의 보호아래 수급비, 개인일상에 대해서 점검을 받고 있습니다.
아버지와는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거주하며 자주 왕래하고 있으며,
과거처럼 서로 갈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김갑수 씨는 아들이 좋은 배필을 만나 결혼하는 것을 소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