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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경북 포항시 사례관리사)
(4월 이달의 우수 통합사례관리사 선정사례)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OO어린이집 원장님께서 상기된 얼굴로 주민센터로 찾아오셨습니다.
원장님은 원아 중 한 아이가 또래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들을 보여 가정방문을 하게 되었고, 보호자 혜영씨(26세, 여, 가명)를 만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혜영씨는 아이 엄마라고 하기에 앳되어 보이는 외모로, 상당히 무기력한 모습이었다고 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던중 월세를 비롯해 각종 공과금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임을 알게 된 원장님이 가까운 주민센터를 찾게 된 것입니다.

혜영씨는 과거 타 기관과 초기상담 계획 및 개입 시도가 많았지만 실제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는 등 도움이 시작되기 전 무산되거나 종결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의 초기상담 장소 역시 모텔이었습니다.
혜영씨는 마땅한 주거지가 없고 모텔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린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했지만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한 번도 몸조리를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혜영씨는 막내를 임신한 상태로 빈혈이 심하고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 건강상태로는 출산 시 아이와 함께 사망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은 상태라 정신적인 충격 또한 컸습니다.


세 아이 엄마 혜영씨의 고단한 삶에 희망을...

어린 시절 혜영씨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가족 안에서 차별받으며 자라오다 중학교 시절 집을 나왔다고 했습니다. 많은 남자를 만나며 하룻밤 함께 하는 것이 사랑인줄만 알았던 혜영씨는 전 남편을 만나 두 명의 자녀를 낳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 남편에게 가장으로, 아이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돈벌이를 위해 혜영씨로하여금 SNS를 통한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했고,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는 폭행과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전 남편은 초기상담 당시에 사회복무요원 근무 중 무단이탈 등으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혜영씨가 성매매의 피해를 당할 때 현장에 첫째 하늘이가(4, 아들, 가명) 늘 함께했었다는 것입니다.

포항시 희망복지지원단에서는 혜영씨네를 긴급위기가구로 통합사례관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초기상담 이후 혜영씨는 출산을 하게 되었는데, 막내아이가 무공성항문으로 생명에 지장이 있을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시청 희망복지지원단을 중심으로 동 주민센터, 어린이집, 보호관찰소, 드림스타트, 건강가정지원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성매매피해상담소, 여성통합상담소 등 여러 유관기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 통합사례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1~4차 통합사례회의]

사례회의를 통해 다음과 같은 욕구와 문제를 확인하고, 함께 해결해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첫 번째, 의식주해결, 일상생활유지 및 자녀 양육, 출산관련 병원비를 위해 긴급하게 경제적인 지원을 계획하였습니다.
두 번째, 어린나이의 임신과 출산 경험이 있으나 출산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으며 이에 대한 대처 및 본인 건강관리가 미흡했습니다. 혜영씨의 출산 후 신체적 건강회복 및 막내자녀의 무공성항문 수술비 지원과 치료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세 번째, 원가족과의 관계단절과, 전 남편의 폭력과 성매매 강요 등으로 인한 주위와의 관계단절, 이혼으로 자녀의 아버지 역할 부재 등으로 홀로 세 자녀를 양육해야 하지만 보호자로써의 역할과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이에 부모교육 및 자녀 양육기술을 안내하고 주변 이웃을 통한 보호체계를 형성해주기로 했습니다.
네 번째, 거주환경의 부재로 안정된 보금자리 마련을 지원하기로 하였습니다.
다섯 번째, 성매매 등으로 인한 혜영씨의 심리정서적인 회복을 위한 상담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통합사례회의를 통해 민·관의 효과적인 협업을 이루기 위해 원활한 소통과 내부사례회의로 위기상황을 단정 짓고 개입하는 것이 아닌 통합사례회의, 중간점검기관회의, 솔루션회의를 거치며 문제와 현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원을 나누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민관의 협업으로 혜영씨가 자립할 수 있도록

먼저 초기상담 이후 혜영씨의 출산과 더불어 아이의 무공성항문에 대한 수술과 치료가 필요했습니다. 포항시 희망복지지원단에서는 주사례관리기관으로서 전반적인 사례관리를 담당하고, 막내자녀의 수술 및 치료에 대한 의료비를 지원하여 부담을 줄이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희망복지지원단이 주가 되어 치료비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혜영씨가 직접 수술과 치료에 관련된 서류를 준비하고 요청할 수 있도록 함께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힘을 키워나갔습니다.

그리고 전 남편을 비롯해 시아버지와의 분리가 필요했습니다. 시아버지는 혜영씨에게 스스럼없이 수차례 성추행과 성적수치심을 느낄만한 행동들을 하여 경찰에 여러번 신고되기도 했을 정도였고, 혜영씨 역시 이 상황에 무기력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이혼에 대한 법적 절차와 성매매 관련 피해지원을 위한 조사에 협조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고 경찰서와 성매매피해상담소를 통한 법률 상담 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가 해결 되면 또 다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할 안정된 주거지 확보가 필요했습니다. 결혼 이후에도 시댁인 포항과 모텔, 찜질방을 오가며 생활하는 등 혜영씨는 자녀양육에 대한 정보는 부족했지만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컸습니다. 힘들어도 세 아이와 함께 살고자 하는 의자가 강했고, 이에 어린이재단을 통해 주거지원비용을 확보하여 4명의 가족이 안정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집을 마련하였습니다.

사례를 개입하는 과정 중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원가족 안에서의 상처, 남편과 시부모의 폭력 및 성매매 노출 등 정서적인 어려움으로 주위의 도움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고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혜영씨는 자신이 아이들을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었다는 미안함과 부족한 엄마라는 죄책감 등이 있었지만 이것이 오히려 아이와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본인의 상처에 대한 치료 의지를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본인의 우울증과 불면증, 그리고 성폭력 후유증 등에 대한 상담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처음 도움을 요청하였던 어린이집 원장님과 출산 경험이 있는 지역 주민들의 도움을 통해 산모도우미 역할을 지원받고, 양육 기술을 습득하였습니다. 세 번의 출산을 겪었지만, 친정엄마와의 관계단절과 시어머니는 다문화가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그 때문에 제대로 된 수유방법이나 육아에 대한 숙지가 전혀 없는 상태였기에 또한 영양관리 및 예방접종에 대한 부분도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함께 인지시켜주는 등 ‘이웃사촌’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며 함께하도록 했습니다.
이웃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하고 또한 자녀 양육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였으며,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부모교육 등의 참여를 통해 ‘엄마’역할을 배워갔습니다.

처음 의뢰되었던 불안정한 주거지와 경제적인 안정, 무엇보다 가구원 전체의 건강상태가 회복되어갔으며, 그 외의 욕구와 목표들이 해소되어 가는 모습을 발견하였고, 혜영씨 역시 돈에 대한 기록과 관리를 시작하며 스스로 부모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에 이 사례는 종결하게 되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수술비 지원(좌) 및 민간기관 동행 방문상담(우)


혜영씨, 행복한 엄마가 되다

혜영씨 가구와 함께하며 여러 복합적이고 어려운 상황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례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지역 주민들이 함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 서비스 제공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을 할 수 없었습니다. 어린시절 ‘부모’와 ‘가족’의 경험이 좋지 않은 혜영씨에게는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가정의 울타리를 만들고자 노력하였으며, 물질적인 것으로 해결되지 못했던 부분이 해소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두 번째는, 혜영씨의 의지와 긍정적인 마음, 그리고 본인의 의사결정권 부여로 스스로 이 상황을 이끌고 나가게 했던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혜영씨는 엄마로 그리고 세 아이의 보호자로 역할을 스스로 정립해 나갔다는 것이 가장 큰 자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이들을 힘들게 만들었지만, 아이들을 너무 사랑해요. 함께하면서 제가 맘 편히 웃을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과 관심을 가져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고 완성된 엄마는 아니지만 아이들과 이렇게 지낼 수 있어서 행복해요.”

처음부터 완성된 엄마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노력하고 변하는 혜영씨가 되도록 지지하며 이 행복이 오래 유지되고 더 커질 수 있도록 지역 안에서 또 열심히 일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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