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지 못한 숙제로 항상 마음에 품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충남 홍성군 주수현 통합사례관리사
어려운 사람들에게 낙인감을 주지 않고 힘을 줄 수 있도록
가치있게 살아가고자 하는
대구 달성군 정숙희 통합사례관리사
충남 홍성군청 복지정책과 희망복지팀 통합사례관리사 주수현입니다.
저는 2009년 민생안전TF팀 전문요원으로 시작해서 이후 희망복지지원단 통합사례관리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3명의 자녀를 출산하면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기간이 4년 정도 있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10년 이상 이 일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구 달성군 희망지원과 통합사례관리사 정숙희입니다.
대학 졸업 후, 장애인복지 영역에서 10년간 근무하였고, 2010년 7월부터 통합사례관리 영역에서 12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배우자가 복지 관련 업무에 종사했던 이력이 있어 힘들 때는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근무환경은 다르지만 민간에서의 경험이 통합사례관리진행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조현병이 심한 대상자를 사례관리대상자로 선정, 3년간 관리하면서 정신장애 등록, 정신과 입원 및 치료, 보건소 프로그램 연계, 지지체계를
형성하는 등 대상자가 상당히 좋아지는 것을 보고 성공적인 사례라고 생각하여 종결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례 종결 이후에 대상자의 상태랑 상황이 다시 급속도로 악화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다시 재개입하게 되면서 내가 너무 경솔했구나,
자만했었구나, 사례관리라는 게 진짜 쉬운 게 아니구나, 느끼면서 되게 힘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건강이 악화한 상태로 제가 본인을 버렸다고 말하는 대상자를 보면서 내가 사례관리를 잘했던 게 맞나? 싶은 마음과 죄책감이 컸고, 성공사례라고
그렇게 쉽게 말했던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었습니다.
사례 당사자 측면과 환경적 측면에서의 어려웠던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일을 시작하고 1년 2개월 정도된 초창기 시절. 인격장애 진단 대상자의 주거환경개선을 추진한적이 있는데 청소과정에서 본인의 돈과 전자제품이
없어졌다며 과장님을 고소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관공서 일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복된 민원 전화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으며 밤에는 가위에 눌리는 경험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정말 출근하기 싫었던 기억이 납니다.
환경적 측면으로는 2017∼18년에 걸쳐 통합사례관리사 4명중 3명이 연달아 휴직에 들어간적이 있습니다. 혼자 남아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대체 근로자들과 사례관리 업무를 컨트롤 하는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당시 전국적으로 노조활동이 활발하던 시기라 팀원
없이 혼자 감당해야하는 책임감에 어깨가 더 무거웠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에 그 대상자에게 개입하면서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선생님께서 너무 오랜 기간 힘들었기 때문에 마음의 병이 생긴 만큼 치료하는 데 있어도 많은 기간이 필요하다”라고, 그랬는데 종결을 낸 뒤 결국
상황 악화로 다시 재개입한 거잖아요? 그 대상자한테 말했을 때 이상으로 제 마음속으로 그 점에 대해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어요.
사례관리엔 끝이 없다. 몇 년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정서적인 지지를 비롯한 지속적인 케어가 필요한 일도 있고, 이번 경우처럼 다시 재개입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내려놓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해당 사례로 겪었던 부담감을 많이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의 도움이 많이 컸는데요, 함께 하면서 저를 이해해주고 위로해준 동료들 덕분에 업무를 하면서 어려움 등을
많이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관공서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던 터라 수직사회에서의 과장님의 위치는 높아보였고 내가 무슨 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아 위축되어 있었지만
현장점검을 위해 가구를 방문하러가는 길에 과장님께서는 쿨하게 “많이 힘들지요, 괜찮아요, 잘 될겁니다.”라며 오히려 나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이후,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수퍼비전을 통해 정신과질환을 앓고 있는 대상일수록 본인과의 합의점 도출이 사례관리 진행에 있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당사자와 2차 서비스제공계획을 수립, 원만히 서비스가 진행되었습니다.
4명의 대체근로자들은 한명을 제외하고는 복지영역에서의 경험이 있는 분들이었는데
특히, 타구에서 통합사례관리사로 일했던 분은 가장 힘든시기를 전화위복으로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기존 동료와는 다른 업무처리방식, 성격, 대인관계능력 등이 신선하게 다가왔으며 새로운 경험치로 쌓이게 되었습니다. 동료들과의 화합을
다지기 위해 주말을 이용해 달성군의 명산 비슬산에 올랐으며 멋진 가을풍경을 바라보며 들이킨 맥주 한잔이 아직도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담당했던 사례관리 대상자가 자활 사업에 요양보호사로 참여하였다가 이후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요양보호사를
관리하는 실무자로 취업하면서 자활, 자립에 성공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관리받던 사례관리 대상자에서 같은 복지업무를 하는 동료가 된 건데요, 지역 내 사회복지 현장에서 해당 대상자를 다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을 때, 정말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을 느꼈던 일은 무엇일까.. 내가 어떤 도움을 준 사람보다는
그 사람이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손을 잡아준 사람으로 나를 기억할 때 인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사회와 단절된 무기력으로 가득한 청년과 처음으로 병원문을 들어선 순간, 2센티 이상의 손톱이 말끔히 정리되어 있던 순간,
반갑게 웃으며 문을 열어준 순간, 선생님 저 취업했어요 라고 말하는 순간, 지금 이 순간에도 사례관리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일들이 생각납니다.
물론 이러한 순간을 맞이하기까지에는 나와 당사자를 둘러싼 환경과의 갈등, 소진, 자괴감을 경험하였지만요 ^^
있어요. 고등학교 1학년 입학하자마자 자퇴하고 3년간 은둔형으로 칩거 생활을 하다 만나게 된 20살 대상자가 있었습니다.
은둔생활이 길었던 만큼 라포형성을 하기까지 꽤 오랜 기간이 걸렸고, 전문 상담 기관의 개인 상담 지원을 통한 역량 강화,
1년간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 참여, 제과제빵사 자격취득 준비 등 자립, 자활을 함께 준비했었던 사례가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 청년대상 두 가구에 개입하였고 1건은 종결, 1건은 진행중입니다.
종결한 사례는 조손 가구로 대형 전자매장에서 판매실적 탑을 차지하던 청년이었으나 갑작스런 할머니의 암진단으로 퇴사 하였고 병원비, 임대료,
공과금 체납에 따른 스트레스로 고도비만에 이르게 됩니다. 긴급지원신청을 통해 사례관리 의뢰되었으며 언론에 사연을 기고해 받은 후원금으로 대부분의
부채를 해결하였습니다. 건강관리와 컴퓨터학원에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였고 현재 만족스런 직장생활 유지중입니다.
진행중인 사례는 22세, 18세 자매세대로 임대료 미납문제로 집주인이 가정을 방문 후, 발디딜곳 없는 환경에 놀라 읍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한
사례입니다.
대안학교 졸업 후, 마트에 취업하였으나 폐업으로 실업자가 되면서
약 일년간 무기력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개입하였고 주거환경개선,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자의입원 1회),
가족관계완화를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현재 대형마트 재취업에 성공해 근로활동중이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도 병행중에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우울, 무기력을 호소할 때가 있어 계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젊은 친구들은 대면상담을 통한 정서적 지지나 복지서비스 욕구 충족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습득, SNS를 활용한 소통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나이는 성인이지만,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결핍, 사회 경험 부족 등으로 인해 여전히 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금 더 세심한 돌봄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한 사례관리 청년층의 경우, 어린시절 부모로부터 돌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성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은 사회경험이
많은 노년층에 비해 관계맺기가 쉽지 않으며 의사소통구조의 기본매너가 부족해 자신이 정한 의사결정임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사례관리 진행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다만,
긍정적 관계가 형성된 이후에는 반응속도가 빨랐으며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 사례관리사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곤 합니다.
청년층을 위한 사례관리로 저만의 방법이라면
의사결정과정에 그들을 주도적으로 참여시키되 사례관리사업을 통해 위기도를 완화시키는 것이 어떤 과정을 거치며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객관화(도식화)시키며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어린시절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생활한 당사자는 주거환경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회취약계층의 집합소, 소음, 비위생적 환경, 특히 119
사이렌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였습니다. (“또 누가 떨어졌구나”) 주거복지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공공영역 주거복지의 허브인 LH에 대한 사회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됩니다.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에 대한 시간적 제약과 체력 소모를 몸으로 느끼면서 이 둘을 더 잘 수행하기 위해 조금은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주 3회 정도 운동하는 시간을 보냅니다. 저는 외향적인 극 E성향이지만 정말 소진되고 힘들
땐 종일 혼자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카페에서 멍때리기를 하면서 철저하게 외롭게 있는데요, 이러한 행동이 내적 에너지를 축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최근에 터득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사회적 이슈에 민감히 대응하고자 합니다.
통합사례관리 업무의 70% 이상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만큼, 작은 만남도 허투루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너무 좋아합니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지역에서의 견문을 넓히고 소통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나에게 사례관리 업무란 미해결 과제, 끝내지 못한 숙제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품고 있지만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고민하게 되는 연속적인 작업 같습니다.
사례관리 업무란 가치있는 일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야하는 사람들에게 낙인감을 주지 않고 힘을 주는 과정, 그 과정속에서 당사자와 나,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끝으로, 나의 자랑스러운 동료들을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정우, 미선, 수혜! 나에게는 무엇보다 고마운 동료들입니다. 나를 믿어주고 함께 고민하고 배려하고 용기낼 수 있는 힘을 주는 이들이 있어 힘든
순간도 잘 버텨온 것 같습니다.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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