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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예방, 지금이 더 중요한 이유

주지영 부센터장 (서울자살예방센터)

주지영 부센터장 (서울자살예방센터)

발견하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과 함께 수많은 시간을 버티며 살아온 후에도
여전히 심리통을 견디는 경계에서 죽음을 떠올리는 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경험한 많은 상황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라기보다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문제의 재발견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많은 분야에서 지금의 경험을 참고삼아 알게된 발견을 통찰한다. 실제로 코로나라는 급성 위기기간 동안 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도 자살률은 유지되거나 감소하였음에도 거리두기 사이클이 물러간 자리에서 돌아갈 사회적 자리가 부재한 지연된 위기의 가능성은 염두할 필요가 있다.

WHO에 의하면 코로나는 전세계적으로 불안과 우울증의 유병률을 25%증가시켰고 외로움과 같은 고립감, 감염에 대한 두려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고통은 전반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대상자의 사망소식을 듣게 되면서, 코로나때문인지 자살인지 고독사인지조차도 불분명하게 사라져간 부재는 슬픔의 경험을 하긴 했으나 애매한 애도, 박탈된 애도로 인해 사례관리자 조차도 공허함을 알아서 수습하는 순간도 듣게 된다. 보건·요양시설 종사자의 소진, 청년, 여성 소아청소년 등을 주목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으며 자살의 위기에서도 주요한 문제를 들어왔다.

<자살과 낙인> 말할 수 없는 고통, 불확실함 사이에서 연결하는 용기

두려움이 클수록 경험 자체보다 조급한 해결책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와 함께 지내온 지난 2년이 넘는 시간은 대부분 잦은 변경으로 불확실함을 경험하는 시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힘든 시기이기 때문에 ‘나만’ 힘들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은 마음의 고통과 자살에 대해 말하기 힘든, 낙인의 영향이 증가되기도 한 시기였다.

코로나 시기 청년의 자살과 정신건강 문제가 주요했는데 이들이 도약과 성장해야 할 시기에 어떤 일도, 어떤 기회도 일어나지 않았기에 가만히 있어도 전환부재라는 상실감을 느끼지만 ‘그만한 일’로 드러내기도, 공감받기도 쉽지 않다. 오미크론으로 확진이 증가되었을 땐 초기보다 낙인은 덜했지만, 격리기간이 끝나고 수개월이 지나도 알 수 없는 피곤함,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림, 머리가 안개가 낀 것처럼 집중력과 명확성이 떨어져 롱코비드 후유증을 경험할 때 ‘나약한 사람으로서’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쉬운 일인가.

자살을 사회적 문제라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취약해진 개인은 스스로 죽고 싶은 문제를 철저히 나에게서 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다. 자살을 “저지르는” 사람, “관심을 구하는”,“징징대는”,“필요할 때마다 시늉을 하는, 이기적인”등의 낙인은 고통에 기여하고 자살충동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마침내 도움추구 행위를 가로막는 주요장벽이었다.

코로나의 불확실함을 대처했던 경험에서 자살시도생존자, 자살유족 등 침묵의 장벽인 낙인으로부터 돕기 위해, 자살의 실태와 심각성, 자살예방에 관한 지원과 정보 등에 대해 카드뉴스, 영상, 플렛폼, 문자 서비스 등 다양한 매체 활용을 통한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특히 당사자의 경험과 회복과정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이 소개되었는데 글쓰기, 모임, 채팅, 전화, 회복수기 등의 참여는 독백에 머물던 순간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수 있으며, 실제로 도움을 찾아가는 길이 되기도 한다.

연결하기

신체, 정신 건강성을 연결하는 통합된 접촉포인트

코로나 바이러스는 새로운 건강위협으로 떠올랐고 고립, 두려움, 학대, 경제적 취약성, 불평등의 고통 등 위험요인들이 자살생각과 시도를 야기할 수 있다. 코로나가 주는 감염과 자살이 갖는 전염성의 이중 위기에서 발견과 연결의 접촉포인트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강조된다.

코로나 이전, 자살한 사람들의 80%가 지난 달에 진료를 받았고 코로나 동안 대면접촉이 제한되는 동안 1차 진료의 접근이 감소하였다. 자살위기 대상 주민의 발견하고 접근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1차의료기관의 협력은 건강추구 행동과 도움 추구행동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몇몇 시도에서 근거기반 자살예방사업으로서 1차의료기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의료진이 자살에 대한 이해와 환자를 발견하고 연결하는 훈련과 협조가 필요하다. 또한 지역사회에서 정신건강과 자살위험인자가 있는 대상자의 건강추구를 병행한 위기관리는 자살을 막기이전 실제하는 삶의 관심을 독려한다.

자살의 치명성을 낮추기 위한 연결 포인트

감염병 재난은 시작과 끝이 불분명하며 변동이 지속된다는 점과 내가 감염에서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불안하고 두려움을 갖게 한다. 코로나가 치사율은 높지 않지만 전파력이 높아 의료의 한계로서 치명성을 경험해 왔다.

자살의 위기에서도 이같은 치명성, 자살경향성을 다루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 시기에도 운영되었던 24시간 위기상담전화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버티기 힘들다” “더이상 방법이 없다..”등의 호소를 자주 듣게 되는데, 죽고싶은 마음인 치명성을 개입한다는 것은 그 원인으로서 불가능함, 통제되지 않은 느낌인 압박감, 불안감을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개입에서 적용하는 몇가지 원칙은
  • 위기의 맥락에서 경험하는 대부분의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정상범위로서 “정상화”반응에 초점을 둔다
  • 사소한 일에서도 통제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율성을 존중하며 참여시키기
  • 미래의 불투명에 대해 공감하지만 지금까지 버텨온 노력, 대처강점, 회복탄력성을 발견하고 알아차리도록 격려한다
  • 위기상태에서 언어적 표현이 중요하며 관찰되는 반응과 어려움을 ‘증상, 진단명, 장애, 병“등으로 병리화하지 않는다.
  • 위기개입 상황에서도 당사자에게 ”정신과 입원, 치료“의 언급이 처벌적인 의미가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 확실하지 않은 정보는 추정해서 전달하지 않는다.
비대면 상담에서 위기개입 전략

코로나 시기에 대면의 제약이 많은 순간 전화, 문자, 채팅 등 다양한 비대면 접촉을 통해 심리적 지원을 제공해 왔다. 일부 나라에서는 시민이 참여한 정기적이고 공감지향적인 전화 프로그램이 고위험대상의 정신건강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도 운영되었던 24시간 전화위기상담은 여러 한계도 존재하지만 대면이 원활하지 않았던 시기에 중요한 연결채널이기도 하였다. 위기상담의 목적은 지속적인 문제의 해결이 아닌 위기상황에 대한 촉발요인에 대해 단기적이고 즉각적으로 대응하여 정서적, 적응적 평형상태로 회복하면서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전화상담으로서 위기대응에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1단계 : 심리적 접촉하기

전화위기상담은 목소리와 억양, 침묵의 순간마저도 심리적으로 와닿는 요소이기 때문에 대면시 보다 또다른 민감함이 요구된다. 전화연결 초반에 지지적인 반응이 주요한데, 심지어 지속되는 침묵과 흐느낌에 대해서 조차도 적극적인 경청을 하려는 언어적 반응이 전달되는 것이 필요하다.

2단계 : 문제 정의하기

내담자가 힘들게 지내온 취약성이 있더라도 이번 위기를 유발한 촉발요인에 대해 파악하고 촉발요인에 대해 내담자는 어떤 반응과 대처를 하게 되었는지 확인하는 단계이다. 내담자 관점에서 문제를 찾아내는 과정인데 심리통처럼 문제를 둘러싼 내담자의 고통을 헤아리며 느낌을 지지해주는 반응 자체가 도움으로 전달될 수 있다.

3단계 : 안전보장과 지지제공하기

문제정의에서 언급된 내용 중 자살에 대한 치명성을 파악하게 된다. 신체적·정신적 자타해성, 자살 생각, 계획, 시도, 자살수단의 접근여부, 과거 시도력, 음주 및 물질 남용, 지지체계 (안전에 대해 도울 수 실제적인 체계) 등을 명확하게 파악한다.

4단계 : 대안찾고 계획세우기

실천계획을 점검하게 되는데 실천계획은 먼 미래보다 명확하며 바로 실천하기 쉽고, 약속시간을 정한 상황에서 참여를 독려한다. 의뢰자원, 지지체계, 내담자 스스로 할수 있는 행동기제 등을 포함한다.

코로나라는 재난감염이 자살율의 증가로 결론지어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재난감염의 영향이 줄어들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자살률을 줄이는 결론으로 다다르기 위해서, 코로나 이전부터 다짐해 왔던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는 목표에 따른 전략은 강조되어야 한다. 앞서 살펴보았던 자살예방 접촉포인트의 확대, 낙인의 감소전략, 1차의료기관협력의 강조, 건강추구와 도움추구 행동 촉진, 대면뿐 아니라 비대면 접점에서 심리적 안정화를 돕는 저변의 확대는 기나긴 코로나가 우리에게 준 상실감을 자연스럽고 정상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계기와 그 과정에서 회복탄력성을 발견하는 진동의 여정이 지속되길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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