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issue

지역사회복지실천 관점에서 사례관리

대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채현탁 교수

코로나19의 영향은 우리사회를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공동체의 붕괴 속에서 복지사각지대의 광범위한 확산을 목격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은 무겁다. 그간 정부의 복지전달체계 개편 과정에서 통합사례관리의 시대적 필요성은 보다 강조되어 왔다. 하지만 2012년 희망복지지원단 설치로 통합사례관리가 본격화된 이후 벌써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공공 사례관리가 지역사회에서 효과성을 적절하게 만들어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보다 발전된 사례관리를 위해 중요하지만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지역사회복지실천 관점에서 이를 조망해 보고, 사례관리와 지역사회복지실천의 개념을 통합하여 사례관리의 지역사회 효과성을 높여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봐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우선 사례관리와 지역사회복지실천의 관계를 사례관리의 다차원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것은 ...

첫째, 사례관리는 직접적이며 동시에 간접적인 특성을 갖는다. 사례관리는 지역사회에 있는 클라이언트에게 개별적인 충고, 상담 및 치료를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반면, 지역사회기관과 비공식적 지원망에 있는 자원과 서비스 및 지지를 클라이언트와 연결시키는 기능을 통합하여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간접적이다.

둘째, 사례관리는 미시적이며 동시에 거시적인 특성을 갖는다, 사례관리가 한 개인을 돌보기 위해 수행하는 많은 활동들은 해당 사례의 돌봄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전체 클라이언트의 돌봄을 증진하는 것이다.

셋째, 사례관리는 횡단적이며 동시에 종단적인 특성을 갖는다. 사례관리는 어떤 시점에서든지 클라이언트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비스가 포괄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횡단적이다. 더불어 클라이언트의 인생주기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장기적이고 다양한 욕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종단적이다.

사례관리의 다차원성은 지역사회복지실천이 가지는 mezzo approach로서의 특성과 직결된 것으로 사례관리가 왜 지역사회실천 관점을 강조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지역사회복지실천은 복지대상자의 자립생활 지원을 목표로 하며, 그 질적인 확보를 위해서는 개별 지원과 지역사회 지원의 통합화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실천과정은 개별 지원에서부터 지역사회 지원으로 확대되지만, 실제로 이 둘은 동시에 이루어진다. 지역사회복지실천의 전 과정에서 복지대상자의 개별 문제는 항상 지역사회의 과제로 보편화하려는 접근이 필요하며, 지역사회 지원과정에서는 지역사회의 복지역량을 높이는 접근(복지환경 구축, 지역사회복지의 주체 형성, 복지교육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 전체의 복지시스템(구체적으로 지역사회복지 관련 계획 등)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러한 사례관리와 지역사회복지실천의 직접적인 관계성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은 ‘지역사회실천 관점에서 사례관리 모형’을 제시해 볼 수 있으며, 이것은 최근 정부의 복지전달체계의 개편 과정 속에서 통합사례관리의 민관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자체 단위에서 제안된 바 있다.

읍면동 주민센터 복지관 연계업력 approach 대상자 변화개입 1.대상자 발굴 및 초기상담 2. 요구조사 및 신청 3. 사례회의 4. 서비스 제공 계획수립 5. 서비스 제공 및 상담 6. 종결 7. 사후관리 행복e음+민관정보 공유시스템, 지역사회 변화개입 과제의 보편화, 거점복지관 프로그램 및 주민 조직화 활동 + 동주민센터 지역특화사업 및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 마을공동체계획의 수립과 추진+지역사회보장계획의 수립과 추진

이 실천모형은 지역사회를 단위로 하는 복지전달체계의 한 구성요소로서 사례 관리라면, 그 실천은 공공행정과 민간기관이 협력해야 하고 민관은 개인의 문제 해결과 더불어 지역사회의 환경 개선 혹은 사회 변화까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가정한다. 즉 사례관리대상자의 문제가 개인차원의 문제 해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 전체의 문제로 상정되어 동일한 개인 문제가 지역사회 내 복지시스템에 의해 예방될 수 있는 구조로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례관리자 및 관계자의 관점이 지역사회 단위 즉, 지역사회의 환경 개선 혹은 지역사회의 변화까지 확장되어야 하고, 그림에서 제시된 사례관리 모형의 구조 안정화와 기능 활성화 방안이 총합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서도 그동안 통합사례관리 현장에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과제의 보편화와 보편적인 과제를 어떻게 복지시스템으로 구축할 것인가 하는 대안적인 방법으로 지역사회보장계획과 마을복지계획과의 연계 및 활용을 제안한다. 지역사회복지시스템 구축을 사례관리의 중요한 사례관리의 간접기술로 상정하고 지역사회복지(보장) 관련 계획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보장계획은 2003년 법정계획으로 도입된 이후 시군구, 시도 단위에서 복지시설, 기관 및 복지프로그램과 같은 복지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정 부분의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계획 수립과정에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역할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시군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실무분과로 통합사례관리 분과를 설치하여 지역사회 단위에서 사례관리 실천의 효과·효율성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통합사례관리와 지역사회보장계획 간의 연계는 이미 실제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례관리의 간접기술로 지역사회보장계획을 활용하는 활동을 포함하고 우수 사례를 발굴하여 둘 간의 실제적인 연계를 보다 강화하려는 노력이 요청된다.

또한 마을복지계획은 2017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제안되어 최근 읍면동 단위에서 매우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지역사회복지 디자인 방법이다. 이것도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이 수행하고 있는 통합사례관리활동과의 관련성을 갖고 있다.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2015년부터 사회복지급여법에 따라 사례관리대상자의 지원 여부를 결정하거나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특화사업을 수행하는 등의 사례관리를 간접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이에 더하여 최근 마을복지계획이 부과됨에 따라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마을복지계획은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소규모 복지의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 수립 및 실천활동임으로 지역사회복지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보장계획과 같이 사례관리의 간접기술로 마을복지계획을 활용하는 활동을 포함하고 사례관리와의 연계를 실제화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끝으로 향후 급속한 사회변화와 복지사각지대의 확대 속에서 정상화(normalization)에 초점을 둔 사례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사례관리가 가진 장점 즉, 지역사회돌봄의 지속성, 서비스의 통합, 질적인 돌봄의 활성화를 위해 통합사례관리의 새로운 개념화와 실험적인 실천 노력이 보다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