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야기

 
‘자신이 가진 재능을 다른 사례관리 대상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자기효능감 향상과 재능기부의 나비효과 기대‘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남 창녕군 희망복지팀 통합사례관리사로 근무 중인 김민정입니다. 공공에서 사례관리업무를 한 지도 12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많은 사례들을 다루었으며, 욕구조사부터 서비스제공계획과 서비스 연계, 종결까지 사례관리 절차대로 진행이 잘 이루어진
사례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말씀드리고자 하는 사례는 2020년 6월경 맞춤형돌봄지원사를 통해 발굴의뢰 된 사례입니다.

젊은 시절 삼성쪽에서 근무 경험이 있고, 외국에서도 파견근무 생활을 한 엘리트 어르신이였습니다.
퇴직 이후 사업실패로 인해 가족들과 멀어지게 되었고, 20여년전 배우자와 이혼 후 완전히 단절되었다고 합니다.
힘든 시간을 보낸 어르신은 후배가 있는 창녕으로 10여년전 전입을 오게 되어지금까지 거주하고 있습니다.
최근 독거어르신은 인대파열로 인해 어깨 수술을 한 뒤 재활과 물리치료를 받고 계셨습니다. 어르신은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와 음악감상과 컴퓨터 동영상 만들기 등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자신이 가진 재능적 기술로... 거주하고 계신 화전마을의 맥가이버처럼.. 전기관련 등 간단한 것은
고쳐 주면서, 마을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시곤 하였습니다.

초기상담시 주거환경과 시설도 매우 열악하고 노후된 상황이였지만, 어르신은 2020년 재난지원금을 통해 스스로 페인트 작업을 하는 등 집수리를 조금씩 하면서 생활을 하시고 계셨습니다. 마을의 돌아가신 어르신의 빈집을 아는 지인을 통해 살고 있었기에, 노후로 인한 불편한 시설물에 대해서는 어르신이 직접 고쳐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셨습니다.

기초수급대상으로 생활이 여의치 않았기에.. 불편한 시설물을 고치기에는 경제적 부담으로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중에 제일 불편한 부분은 화장실.
오래된 재래식으로 뚜껑덮개는 있지만 그 또한 노후가 된 상황으로 삐그덕 거리면서..
불안한 볼 일을 보며, 가끔은 마을 경로당을 활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재료비만 지원이 되면..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욕구조사 후 생활환경개선에 대한 욕구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자원을 연계하며 그렇게 사례관리가 진행되는 과정 중에 이반장 어르신 댁의 생활환경개선에 대한 욕구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따뜻한 겨울나기사업 연계’로 화장실 개보수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더 이상 외부로 나가서 볼 일을보는 불편함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연계에 대한 만족감은 높았고, 그로 인해 이반장 어르신의 목표가 달성되었고, 사례는 종결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례가 진행되는 동안 자신이 가진 전기관련 등의 재능으로
마을의 독거어르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했었습니다.

어르신과 나눈 대화에서 순간적으로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혹여...‘사례관리대상자 중 형광등 교체, 전선정리 등의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을 드려도 되냐’고 말씀드리자.. 한 치 망설임도 없이,

'언제든지..도와주지 나도 도움을 받았으니.. ’

"나의 작은 재능이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연락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아~ 우리 사례관리대상자들에게도 재능을 가진 분들이 그들의 재능이 필요로 한 곳에 인적자원을 연계 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드·리 사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나드리 사업이란?(누자, 리자, 어가자)

사례관리대상자가 자신이 가진 재능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례관리대상자에게 인적 자원을 통한 재능기부를 통한
나눔 활동으로 사회참여기회 확대의 자원봉사활동

활동분야 주거환경분야, 교육적 분야, 일상생활 등 다양함.

1차적으로 주거환경적 부분에서 창녕읍에서 관리하고 일반사례관리대상의 독거고령 어르신의 노후된 시설부분에서 씽크대 수도꼭지교체, 형광등 교체,
전선정리와 마당의 수도 동파방지를 위한 보온덮개 작업까지 어르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해주셨습니다.

이반장 어르신에 대한 사례는 종결되었지만 우리의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도 나는 이반장 어르신 사례를 바탕으로
나·드·리 사업을 기획하게 되었고, 21년 7월부터 나·드·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읍면사례관리대상자를 대상으로 여름철 해충방지코자 안전한 여름 나기를 위한 일환으로 노후된 방충망 교체를 시작하였습니다.
의뢰된 독거어르신(여성) 집은 방충망이 노후 되어 구멍이 나고, 벌레유입이 잦았습니다. 교체에 엄두가 나지 않았던 할머니는 할아버지로 인해
방충망이 새로 교체되었고, 깨끗하게 교체된 방충망을 보며, 만족감이 크다며 감사의 인사를 건냈습니다.

일반사례관리대상자에게 주거환경개선 재능기부를 해주시고 계신
맥가이버 할아버지 이반장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는 사례관리대상자들도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다른 이들에게 배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그로 인해 자신감과 효능감이 향상 될 것이라고...나아가서는 나·드·리 사업의 재능기부자들이 점차 늘어나서 인적자원으로 관리하며 활성화가 되며, 이웃이 이웃을 서로 돌보며 생활할 수 있는 형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제가 연락을 드리면, ‘언제, 어디, 어떤 일을 하면 되는가?’
하면서 한 번도 거절하지 않으시고, 먼저 다가와서 말씀을 전해주신
이반장 어르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