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여름 제6호
2016 Summer Webzine Vol.6
희망story
지역지키미 타이틀

이번 희망story는 서울 광진구 최병화 통합사례관리사가 만난 엄마 은형씨와 삼남매의 이야기입니다. 만성 우울증인 엄마, 마음의 문을 닫은 어두운 첫째 영훈이, 자살에 대한 생각과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는 둘째 지윤이, 주의력부족과 애정결핍인 막내 지영이가 서로의 마음을 숨기려고 썼던 가면을 벗고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희망story 타이틀

글. 최병화 통합사례관리사 (서울 광진구)


선생님 도와주세요!

“자살하고 싶어요. 엄마의 남자친구와 한 방에서 저와 여동생이 같이 자는데… 불안하고, 악몽에 시달려서 잠을 잘 수 없어요.”

지윤(女, 16세, 가명)이가 학교 상담 선생님을 찾아와서 털어놓은 이야기였습니다. 낯선 남자와 한 방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고백한 지윤이의 마음의 상처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과거에는 아빠의 가정폭력에 시달린 터라 불안감과 자살에 대한 욕구가 높아 개입이 시급해보였습니다. 또한 사춘기 시기인 지윤이와 여동생 지영(女, 12세, 가명)이의 나이를 생각하면 낯선 남자와의 동거 생활은 심히 걱정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두 칸짜리 방에서 살고 있는 지윤이네는 방 하나는 오빠가 사용하고, 나머지 한 방은 본인, 동생, 엄마, 동거남 등 4명이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윤, 지영에게는 무서운 존재인 오빠 영훈(男, 18세, 가명), 엄마, 그리고 엄마의 남자친구…. 이렇게 5명의 동거 가족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문제를 확인해 보고자 1차 긴급 민·관·학 협력 통합 사례회의를 진행하여 정보를 공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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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위기청소년 민·관·학 협력 통합사례회의]

 

“주의력 결핍증상이 보이는데 걱정입니다.” 지영이의 담당 학교 선생님의 이야기였습니다.

회의에서는 삼남매에 대한 정보는 확인할 수 있었으나, 엄마의 동거남과 한 방에서 생활하는 문제, 지윤이의 자살 암시에 대한 잠재위기상황, 동거남에 대한 사실과 추측, 가족 갈등 원인 등 아이들의 학교생활 정보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자녀자살, 발생가능한 성문제, 엄마의 동거남 등 사생활 문제는 지역 민·관·학의 공개적인 사례 개입 진행시 발생할 저항감이 예측되기도 했습니다.

거듭되는 장시간의 논의 끝에 학교에서 엄마와 상담을 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오빠인 영훈이는 신뢰관계가 높은 담임교사와 상담사에게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지윤이의 비밀보장도 중요하지만 보호자의 알 권리와 성관련 문제 발생 예방, 무엇보다 자살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가족이 함께 논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일주일 후 지윤이 학교를 비롯하여 영훈이와 지영이까지 개인정보 동의를 받을 수 있었고, 엄마 은형(49세, 가명)씨의 도움을 받고 싶다는 결정도 확인하였습니다.

엄마 은형 씨가 도움을 받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들은 후 아침 일찍 서둘러 동주민센터 담당자와 함께 가정방문을 했습니다.

다세대 주택 지하, 집 내부는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고 깨끗했습니다. 하지만 핏기 없는 얼굴로 힘겹게 문을 열어주는 은형 씨의 모습에 다소 놀랐습니다. 겉으로 봐도 아파보였고, 상담 중에도 몸을 비틀며 잠시 앉아 있는 것도 힘겨운 모습이었습니다. 지영이를 출산하고 하혈과 철결핍성빈혈로 인하여 어지럼증이 심하여 누워 지내다 결국은 자궁적출 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수술 후 골반 통증과 소장 옆에 원인 모르는 주머니를 달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건강상태는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활동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엄마 은형 씨의 눈가는 상담시작과 동시에 촉촉해졌습니다. 우리를 만나기 전 학교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하여 낯선 아저씨와의 동거 생활이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엄마 은형 씨와 삼남매는 서로를 보듬어 주기엔 힘이 없었고, 이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상처와 마음을 숨기고 가면을 쓰고 외면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 은형 씨는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상처를 자세히 알 수 있었지만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과 결심이 필요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동거남과 아이들의 한 방 생활로 인해 걱정하고 우려하고 있는 문제는 절대 없었으며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엄마 은형 씨의 이야기

삼남매 엄마인 은형 씨는 과거에 대해 지울 수 있다면 기억상실증 환자라도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잘 챙겨주고 아껴주는 것이 사람을 의심하는 무서운 병인지 몰랐습니다.”
결혼 후 자신에 대한 남편의 태도는 사랑이 아닌 의처증으로 변해갔지만 아이를 낳으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체념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출산 후 ‘내 자식이 아니다’라며 어린 영훈이를 육중한 몸으로 누르는 등 남편의 의처증은 언어적, 신체적 폭력으로 커져갔습니다.

또 결혼 후 경제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은형 씨가 식당에서 일하고 돌아오면 고단한 자신에게 남편은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아니라 성폭행을 저질렀다며 복받치는 울음을 토해냈습니다. 둘째가 태어나면서 만신창이가 된 은형 씨는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과 살얼음판 같은 생활이 지겨웠습니다.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은형 씨의 고단하고 퍽퍽한 삶은 셋째아이를 출산하고 산후우울증과 동반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가출 후 고시원에서 지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력함에 죽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한번만 보고 죽자는 결심으로 동네에 갔다가 세 아이 모두 전남편의 폭력과 폭언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식새끼 버리고 가출한 죄인이라…”
“딸아이가 아빠랑 사는 동안 무섭고 고통스러웠다고 했지만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아서 묻지 않았는데… 아이가 폭언과 간접 폭력에 시달려서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 같습니다.”

은형 씨는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아이들에게 그 문제를 꺼내는 것이 상처가 될까봐 회피하였다고 하며, 결국 자신이 더 상처를 준 것 같다며 마음 아파했습니다.

동거하고 있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습니다. 삼남매와 같이 살기 시작한 어느 날 아이들의 아버지가 칼을 들고 찾아와 위협하였습니다. 그 폭력의 현장에 삼남매가 있었습니다.

“많이 놀랐는데 그때 도와준 분이 지금 동거남입니다. 아이들과 친해지게 하려고 함께 생활하면서 보호받고 있는데…”
하염없이 우는 은형 씨의 눈이 충혈 되었습니다. 동거남에게 의존적인 모습과 아이들에게 미안한 복합적인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부가 되어 삼남매의 법적인 보호자가 되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지만 결혼생활을 하려하느냐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보다 과거 남편과의 결혼생활 트라우마로 재혼 후 반복될 수 있는 가정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서 결심하지 못하고 동거생활로 버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엄마 은형 씨는 상담을 통해 자녀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라도 진행과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엄마 은형 씨를 만난 후 추측만 했던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었고, 이 후 사례접근은 삼남매의 욕구에 초점을 두고 개입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쉽진 않았습니다. 지윤이를 비롯한 삼남매는 과거시간에 고착되어 신체적, 만성 정신적 무기력과 우울증도 심각했습니다. 가족간의 대화로 갈등을 해소하고 싶으나 방법을 몰라 접근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삼남매를 만나기 위해 가정방문했습니다. 삼남매는 하교 후 모두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문을 꼭 닫고 있는 영훈이, 만화책을 따라 그리는 지윤이, 지속적으로 엄마를 부르고 만지며 옆에서 떨어지지 않는 막내 지영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영훈이와 먼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질문에만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입술을 꼭 다물어 절대 말하지 않을 표정을 지었습니다. “잘생겼다.”라는 한마디에 마음의 빗장을 푼 순진한 영훈이의 모습에 모두 웃을 수 있었습니다.

가족들의 웃음소리에 멋쩍은 영훈이는 지윤와 지영을 쳐다보면서 눈빛으로 제압하였고, 지윤이와 지영는 오빠의 눈치에 입을 꼭 다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꼴에 엄마라고 간섭은 XX”, 가정해체와 가정폭력의 상황에서 자라온 영훈이는 동생들과 엄마에게 모두 쉽지 않은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욕구파악을 위해 상담을 이어갔습니다. 영훈이는 막연하게 일본을 가고 싶다는 말을 툭 던지고 잠시 나갔습니다. 오빠의 눈치를 보던 지윤이는 그림 그리는 것이 좋고 일본 만화를 보기 위해 시작한 일본어공부도 독학으로 배워 회화도 조금씩 연습하고 있다고 자랑했습니다. 지윤이는 불안 등으로 불면증을 호소하며 동생이랑 같이 쓰더라도 자신의 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지영이 역시 방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현재는 하교 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학습보다는 체험활동 등 심심하지 않은 활동을 하고 싶다는 욕구를 나타냈습니다. 엄마는 아이들의 정서적인 안정과 가족관계 회복을 말하며 본인 역시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욕구 파악 후 희망나눔팀에서는 내부사례회의를 진행하였습니다. 가족구성원의 강점관점을 통하여 가족의 지지체계를 마련하고 삼남매의 욕구에 대한 서비스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후 지윤이의 심리검사 등을 진행하였고, 결과를 중심으로 2차 민·관·학 협력 학교복지통합사례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지윤이의 심리검사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동기나 욕구가 저하되고 우울감과 불안정감, 부정적 자아뿐 아니라 자살사고 암시가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만성적 우울감을 통하여 자살시도가 반복되었다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 될 가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개입이 시급했습니다.

또한 1차 회의 때도 언급되었던 지윤이와 지영이의 낯선 남자와의 한 방에서 생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학생의 2차 성장에 따른 사생활 보호 외에도 일어날 수 있는 성(性)에 대한 문제 발생 예방을 위해 분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이는 현재 주거공간에서의 분리된 방에 대한 해결책이 없었지만 임대주택 신청을 통하여 가능성을 열어보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삼남매가 자신의 문제와 욕구를 표출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각 학교의 노력과 지역사회보호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족 구성원을 통해 건강한 지지체계를 만들고 문제해결의 중심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삼남매의 엄마 은형 씨의 정서적 신체적인 건강 지원에 대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는 서울형긴급복지(50만원)를 통해 의료비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불안한 주거환경을 변화시키기

지하 방 두 칸, 무작정 임대주택을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이에 현재 지윤이, 지영이, 엄마, 엄마의 남자친구가 사용하고 있는 안방을 삼남매의 방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영훈이가 혼자 쓰고 있는 방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기에 가족 간 합의와 결정이 필요했습니다. 서로 논의하고 결정하라고 하였으나 좀처럼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은형 씨가 가정방문을 요청했습니다.

가정방문 당시 영훈이는 처음 만날 날처럼 입술을 꼭 다물었습니다. 본인의 방을 엄마와 동거남이 사용하는 것과 네 명이 지내던 안방을 나눠 동생들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영훈이 동의가 필요함을 설명했습니다. 영훈이는 말없이 지윤이와 지영이는 쳐다보았고, 자매는 손톱을 물어뜯으며 오빠의 시선을 피했습니다.

이에 영훈이를 따로 불러 설득했습니다. 현재 지윤이의 마음의 병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매우 놀란 표정으로 영훈이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오빠로서 동생이 힘들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던 미안함과 자기공간을 빼앗긴다는 양가감정에 대한 흔들림이 보였습니다.

영훈이는 동생들이 본인을 무서워하고 소원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지윤이가 자신의 모습에서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며 동생들을 위해 방을 양보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일은 쉽게 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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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벽과 기초 공사가 필요한 방 분리는 여건상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에 침대와 책상을 배치하여 평상시에는 한 개의 방으로 넓게 사용하고 잠을 자거나 옷을 갈아입는 등 사생활 보호를 위해 천장에 커튼을 설치하여 분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커튼으로 분리된 방이긴 하지만 본인의 침대와 책상이 생긴 이후 지윤이의 웃는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또 1318 청소년 공부방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GS건설에서 진행하는 공부개선사업 등에 참여했습니다. “책도 많고 또래친구와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는 것이 너무 행복해요”라고 이야기하며 밝고 명랑해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천천히 마음의 상처 치료하기

삼남매의 과거에 대한 문제에도 치료 개입하였습니다. 오랜 시간 지속되어온 우울증과 불안, 폭력성, 주의력 부족 등의 각기 다른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하기로 하고 삼남매 모두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미술치료에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지윤는 점점 호전되어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막내 지영이는 가족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없어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습니다.

민·관 사례회의 논의 끝에 지윤이는 계속 치료와 동반자 상담을 하고 지영이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또래집단과 관계형성, 친구 맺기, 체험경험을 통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엄마와 함께 지역아동센터에 직접 방문하고 등록하였고, 하교 후 공허한 시간으로 가족에게 애착이 높았던 지영이가 센터 안에서의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즐겁게 생활 할 수 있도록 지지하였습니다.

엄마 은형 씨는 더 건강한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월 1회씩 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하는 부모교육을 받고, 자조모임에 참여하며 아이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또 우울증에 대한 꾸준한 상담으로 아이들의 보호자로써의 힘을 키워갔습니다.

이렇게 엄마 은형 씨와 삼남매는 서로의 마음을 보여주지 않으려 썼던 가면을 벗고 점점 대화하는 가족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꿈은 아니죠?”

영훈이가 찾아왔습니다. “방을 준 것이 조금 후회 되지만 그래도 감사해요.”라고 말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될 거에요!” 지윤이가 학업과 미술공부를 할 수 있도록 서울장학재단에서는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습니다. 이로써 지윤이는 꿈에 조금 더 가까워 졌습니다.
“매일매일 학교 끝나는 시간이 기다려져요.” 지영이는 지역아동센터가 즐겁다고 말합니다.

“선생님 모든 것이 꿈은 아니겠죠?” 삼남매의 엄마 은형 씨가 밝아진 아이들의 변화에 대한 고마움에 눈물을 흘리며 감사인사를 전했습니다.

통합사례관리 업무를 수행하면서 마음의 가면 속을 알아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청소년들이 희망이다’라고 외칩니다.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온 마을이 움직여야 한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움직이기만 한 것은 아닌가? 묻습니다. 요란한 수레 위에서 수레바퀴 밑은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사례는 진행중입니다. 가족 구성원들의 안락한 보금자리 마련을 위한 과제 해결을 기다리며, 삼남매의 정서적인 회복과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지하며, 엄마이자 보호자인 은형 씨의 심신의 건강 회복 과정을 지원하면서, 이를 통해 구성원 모두 건강한 삶과 가족관계를 시작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하였습니다.

물질을 통하여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정서의 저 밑바닥의 상처도 해결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래야 지윤이 역시 따뜻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다루고 다른 사람의 인생에 들어가는 것이기에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며 다 같이 행복하고 희망적인 삶을 살아가게 만들기 위해, 그리고 오늘도 우리지역의 희망을 찾기 위해 뛰어보겠습니다.

 

< 전문가 슈퍼비전 >

김혜선 (강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례관리자가 사람을 대할 때 가장 큰 덕목은 ‘진실성’입니다. 진실성은 대상자를 있는 그대로 느끼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민하는 태도입니다. 저는 이런 진실성을 글을 읽어 가며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례관리자가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주변의 자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민·관·학 통합사례관리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사례관리를 ‘물질의 제공’으로 제한하지 않고 대상자의 삶에 숨겨진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인생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전문가다운 면모도 보았습니다.

물론 어떤 사례관리자는 실적 쌓기도 바쁜데 이런 진실성을 보여주는 것이 녹록하지 않다고 고개를 흔들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례관리자는 지역자원이 이 지역만 같지 않아서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례관리는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개별화된 개입입니다. 그래서 외부환경보다 사례관리자의 사람에 대한 마음의 태도가 더욱 중요합니다. 사례관리자의 진실한 마음, 그리고 함께 하려는 사람들의 진실한 마음이 환경을 뛰어넘는 사례관리의 전문성이자 실력이자 자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려운 사례에 최선을 다해주신 사례관리자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우리 지역의 희망을 찾기 위해 뛰어보겠습니다.”란 마지막 멘트를 제 마음에 새겨보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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