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여름 제2호
2015 Summer Webzine Vol.2
희망story

희망story 타이틀

글. 김진숙 (천안시 행복키움지원팀 통합사례관리사)
*천안시 희망복지지원단은 ‘행복키움지원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었던 것일까요?
폐허수준의 타버린 집에서 살고 있는 거지아저씨와의 만남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인근 역전에서 거지왕 노릇을 하는 대상자와의 만남... 잔뜩 겁먹었던 통합사례관리사는 콩 한쪽도 나누어먹으려는 여린 심성을 가진 A씨와의 대화 이후 그의 삶을 보다 건강하게 변화시켜주겠다고 다짐합니다.

A씨를 위한 따뜻한 이웃 만들어주기 프로젝트, 천안시 행복키움지원팀의 실제 사례입니다.


폐허에서의 첫 만남

첫 방문
첫 방문

대문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라는 생각이 드는 시골집처럼 보였습니다. 마당이라고 부르기도 어색한 빈 공간에 거지아저씨라고 불리우는 A씨는 벽돌을 놓고 앉아 라면을 먹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었던 것일까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폐허수준의 집이었습니다. 이곳에서 A씨는 비닐로 비를 막고, 솜을 덮으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컵라면과 막걸리가 끼니의 전부였습니다. 역전에서 노숙하는 노숙인의 삶도 이보다는 나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사례관리자가 방문하기 보름 전... 단전된 전기 대신 피웠던 촛불은 남은 한 칸 방마저 불에 태워버렸다고 합니다.

선한 인상을 가진 A씨였습니다. 방문 전에 A씨에 대한 여러 소문을 들었습니다. 술 문제로 동네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인근역전에서 거지왕 노릇을 한다고 했습니다. 직접 만나보니 그는 온순한 성격으로 곧잘 대화가 통했습니다. 본인의 사정에 대해서도 잘 말씀해주셨습니다.

A씨는 오래전 이혼을 했습니다. 딸이 있었고, 어머니와 형제들도 있었으며, 형제들은 모두 잘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젊어서는 공직생활을 할 정도로 성실하고 유능하였지만, 술은 A씨를 점차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A씨가 가족을 힘들게 하자 가족들은 그를 외면하고 단절했다고 합니다.

여러 차례 상담을 해 본 결과, 그는 심성이 매우 여리고 착하며 거절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어려운 것보다 타인을 생각하며, 콩 한쪽도 나누어 먹으려는 심성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습니다...

비가 오는 길을 걸어가며... A씨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당장의 의식주 문제가 우선이었습니다. 이런 생활이 익숙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셨지만, 삶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표정은 내내 어두웠습니다. 주거는 수리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수리를 한다고 해도 장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되었습니다.

A씨의 건강회복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A씨는 진심으로 다가가는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행복키움지원단 통합사례관리사의 의견을 긍정적인 태도로 따라주었고, 알코올치료 전문병원의 도움을 받아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치료는 전문병원에 연계하고, 행복키움지원단에서는 A씨의 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할 읍사무소와 함께 움직였습니다.

천안시에는 읍면동별로 행복키움지원단이 구성되어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천안시 행복키움지원팀이 통합사례관리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는 든든한 버팀목의 역할을 수행해주고 계십니다. A씨의 사례를 읍사무소에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드리자, 성환읍 행복키움지원단에서 A씨의 주거마련을 위해 발 벗고 앞장 서주었습니다.

 

쓰레기 청소
쓰레기 청소

주거마련의 첫 단계는 화재 잔해와 쌓여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돕기 위해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주었으며, 따뜻한 손길이 점점 더해져 반나절만에 쓰레기는 깨끗이 치워졌습니다.

행복키움지원단에서 화재로 타버린 집의 잔해를 철거하는 동안, 통합사례관리사는 주거용 콘테이너 마련을 위해 복지재단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나 A씨의 경우는 재단에서 지원하는 복지서비스를 지원받기 어려웠고, 또 다시 행복키움지원단으로 도움의 손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행복키움지원단은 A씨의 콘테이너 구입비용으로 300만원 가까이 되는 단원회비를 지원해주었습니다. 부족한 자원은 지역에 있는 동물병원, 독지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자원을 연계시켜주었습니다. A씨의 주거지 마련을 위한 행복키움지원단의 열정과 노력은 글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 독지가 : 남을 위한 자선 사업이나 사회사업에 물심양면으로 참여하여 지원하는 사람

약 한달 후, A씨의 마당에는 주거용 컨테이너가 설치되었습니다. 장판, 방충망, 울타리, 대문 등은 지역주민들과 행복키움지원단원들이 직접 설치하고 후원하였습니다. 병원을 퇴원하자마자 생활이 가능하도록 소박하지만 아늑한 공간이 마련되어졌습니다. 마을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주셨습니다. 이 성금은 A씨를 위한 이불, 옷가지, 밥그릇, 수저 등 살림살이 용품을 장만하는데 쓰였습니다.

 

콘테이너 도색
콘테이너 도색


건강을 회복하고 병원을 퇴원하다.

병원을 나서는 A씨와 통합사례관리사는 들떠 있었습니다. 퇴원하고 돌아갈 공간이 있다는 것은 희망을 주었습니다. 과거의 어려움 삶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 말입니다. 지지해주고 응원하는 주변 사람들로 인해 A씨는 자신감이 한껏 늘었습니다.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다는 믿음. 변화에 대하여 받아들일 마음을 가져준 A씨에게 감사했습니다. 마을로 돌아오는 날, 마을주민들은 A씨를 지역 주민으로 받아주기 위해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했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모아주는 구심점에는 관할읍사무소와 행복키움지원단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통합사례관리사의 노력은, 약 50년을 힘들게 살아온 A씨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기엔 어려울 것입니다. 또다시 삶의 무게에 흔들리고 쓰러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시간과 달라진 것은 분명히 있습니다. A씨가 흔들리고 쓰러질 때마다 그가 혼자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외롭게 두진 않을 것입니다. 일으켜 세워줄 희망키움지원단과 통합사례관리사가 함께 있다는 것을 A씨는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은 A씨에게 분명히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A씨는 퇴원 후 얼마간 기초생활수급자로 보호 받으며 자리잡아갈 것입니다. 이후에는 공공근로에 참여하여 근로활동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타인과의 관계와 일상생활에 대해 새롭게 배워갈 것입니다.

또한 알코올상담센터에 등록하고, 정기적인 치료도 받도록 예정입니다. 알코올 중독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를 진행할 것입니다.

 

콘테이너집 외부
콘테이너집 내부

 

변화의 시작

중앙지원센터에서는 '희망story 사연'을 모집합니다.
알리고 싶은 통합사례관리 스토리가 있으신 희망복지지원단 선생님들께서는 메일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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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처 : 희망복지지원단 중앙지원센터 장미현 (전화 02-6360-5405 | 메일 zzangmhv@ssis.or.kr)

희망story 사연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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